언어의 숨겨진 힘
말장난? 언어유희의 힘

말장난? 언어유희의 힘

고전 속 ‘말장난’

 

그리스 고전 ‘오디세이아’에서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외눈박이 식인 괴물 폴리페모스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다. 폴리페모스가 자신의 부하들을 잡아먹는 것을 지켜보던 오디세우스는 지니고 있던 포도주를 선물하며 폴리페모스에게 마시라고 했다. 기분이 좋아진 폴리페모스는 “네 이름이 뭐냐? 너를 가장 마지막에 잡아먹어 주마.”라고 했고, 이에 오디세우스는 “제 이름은 ‘우티스’입니다.”라고 답했다. 폴리페모스가 포도주를 마시고 곯아떨어지자 오디세우스는 불에 달군 나뭇가지로 폴리페모스의 외눈을 찔렀다. 하나뿐인 눈을 잃어버린 폴리페모스는 끔찍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를 듣고 동굴 주위로 몰려든 동료들은 폴리페모스에게 무슨 일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폴리페모스가 울부짖으며 말했다.

   

“눈이 너무 아파! 이게 다 ‘우티스’ 때문이야!”

   

동료들은 그 말을 듣고 폴리페모스가 실성했다고 생각하며 혀를 끌끌 찼다. 왜냐하면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이름이라고 말한 ‘우티스’는 그리스어 ‘우티스(Outis)’와 발음이 같고 이것은 영어로 ‘노바디(Nobody)’, 즉 ‘아무도 아니다’는 뜻이어서 “’우티스’ 때문이야!”라는 말은 결국 “누구의 탓도 아니다.”라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위의 오디세우스와 폴리페모스 이야기는 말장난의 묘한 힘을 보여 준다. 이 밖에도 우리가 볼 수 있는 말장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현대 사회에서는 특히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어야 하는 ‘광고’에서 말장난의 힘을 느낄 수 있는데, 광고가 어떤 식으로 웃음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말장난’을 하는지 한번 만나 보자.

     

광고는 ‘말장난’을 좋아해

 

최근 들어 많은 광고들이 다양한 말장난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비락식혜’는 ‘으리(의리)’가 유행어로 떠오르자 연예계의 대표적 의리남인 배우 김보성을 광고 모델로 선택해 일명 ‘의리’ 광고를 찍었다. 광고에서 김보성은 특유의 남성성을 부각하는 무술 동작과 격파를 선보이며 ‘신토부으리(의리)’, ‘으리(우리)집 으리(의리) 음료’ 등 ‘의리’를 중심으로 한 말장난으로 소비자의 웃음을 유발했다. 광고는 방영 3주 만에 유튜브 조회 수 300만 건을 훌쩍 넘겼으며, 광고가 공개된 2014년 5월 ‘비락식혜’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35%나 껑충 뛰어올랐다고 한다.

   

[사진 1] 비락식혜 광고: 신토부으리(신토불이, 신토불의리), [사진 2] ‘바나나맛 우유’ 광고: 반하나? 안 반하나?(바나나? 안 바나나?)

   

‘바나나맛 우유’도 ‘바나나’가 ‘반하나’와 발음이 비슷한 점을 이용하여 “이러니 반하나? 안 반하나?”라는 문구를 만들어서 광고했다. 특히 해당 광고 문구는 재미있는 말장난인데다가 연인이나 친구, 가족 간에도 우스개처럼 쓸 수 있는 말이라 큰 호응을 얻었다. 광고 모델은 바뀌었지만 유행어가 된 “반하나? 안 반하나?”라는 광고 문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야구 선수 류현진은 ‘진라면’ 광고에서 자신의 이름 끝 자를 상품 이름 앞에 붙여 “류현진~라면”이라고 말하며 쑥스러운 듯 웃는다. 류현진의 ‘진’과 진라면의 ‘진’이 발음이 같기 때문에 마치 ‘끝말잇기’처럼 ‘류현진’ 하면 자연스럽게 ‘진라면’이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단순하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 언어유희 광고를 만든 후 진라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약 20%가 늘었다고 한다.

   

[사진 3] ‘진라면’ 광고: 류현진~라면(류현진, 진라면), [사진 4] ‘G1’ 광고: G1(지원, 하지원)

   

‘G1[지원]’이라는 이름의 신상품은 배우 하지원을 광고 모델로 선택했다. 상품 이름과 하지원 이름의 발음이 같기 때문이었다. G1(지원)은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이름이었지만 배우 하지원과 같은 이름의 상품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얻을 수 있었고, 광고 삽입곡 역시 “G1(지원)이 필요해~”라는 가사에 톡톡 튀는 멜로디를 붙여 대중에게 상품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텔레비전 광고뿐만 아니라 누리소통망(서비스), 온라인 상점 등에서도 말장난을 활용한 광고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캐러멜 마키아토 커피’의 온라인 이용권 광고 문구로 ‘너무 맛있어서 기가 막히아또’는 ‘마키아토’를 떠올리게 하고, 화장품 ‘크리니크’ 광고에서 ‘건조 피부 큰일이구 그래서 난 크리니크’라고 하여 기발한 언어유희를 선보이고 있다.

     

말장난, 언어유희의 힘

 

언어를 재치 있게 주무르고 다듬은 언어유희는 사람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다. 하지만 말장난에는 단순한 웃음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억 촉진 효과도 있다. 말장난으로 ‘재미’와 ‘흥미’를 느끼게 되면 웃음이 나오게 되고, 이 웃음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 수치를 낮춰 준다. 이것을 뇌 과학적 측면에서 보면 말장난이 사람을 웃게 만들어 암기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낮추고 뇌에 가는 부담을 줄이기 때문에 오히려 애써 외우지 않아도 저절로 해당 내용이 머릿속에 각인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것은 기업의 이윤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왜냐하면 상품 광고에 나오는 재미있는 말장난을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따라 하면서 해당 상품의 인지도나 광고의 지속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이 이 효과를 잘 이용한다면 억대 톱스타를 모델로 내세워서 광고하지 않아도 소비자에게 제품을 효과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다.

   

말장난, 즉 말이나 글자를 소재로 하는 놀이를 ‘언어유희’라고 한다. 이러한 언어유희의 방법은 다양하다. 동음이의어를 활용할 수도 있고 말의 배치를 바꾸거나 발음의 유사성을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방법이든 시대와 유행을 읽어 내는 날카로움이 있어야 하고,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절묘함도 들어 있어야 한다. 또 대중의 웃음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그 이면에 대중이 ‘공감’할 만한 요소도 숨어 있어야 한다. 만약 언어유희를 핑계로 지나치게 자극적인 말을 하거나 서로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끼워 맞추기만 한다면 사람들에게 공감은커녕 도리어 불쾌감을 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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