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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 가는 우리말

지혜가 반짝이는 속담
속담은 역사를 따라 흐른다 시대의 풍경을 담은 속담 이야기

역사와 함께 흐른다 시대의 풍경을 담은 속담 이야기

경점 치고 문지른다

 

사진1조선 시대에는 시간을 나누고 부르는 방식이 지금과 달랐습니다. ‘경점’은 ‘조선 시대에 북이나 징을 쳐서 알려 주던 시간’을 뜻하는데요, 당시에는 하룻밤의 시간을 다섯 경(更)으로 나누고, 한 경은 다섯 점(點)으로 나누어서, 매 경을 알릴 때에는 북을, 점을 알릴 때에는 징을 쳤습니다. 그런데 ‘경점을 치고 문지른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이 속담은 경점을 치는 군사가 경점 칠 시간이 아닌데 경점을 치고 나서 자기의 잘못을 깨달아 북이나 징을 문질러 소리가 나지 않게 하려 한다는 뜻으로, 일을 그르쳐 놓고 어찌할 바를 몰라 자기의 잘못을 얼버무리려 하지만 이미 때가 늦었다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북이나 징을 치고 나서 깜짝 놀라 북면(혹은 징)을 문질러대는 군사의 모습을 상상하면 안타깝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해 웃음이 피식 흘러나오기도 하는데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과 뜻이 비슷하면서도 조선 시대의 생활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속담이 아닌가 합니다.

     

남산골샌님이 역적 바라듯

 

‘샌님’은 ‘생원님(조선 시대에 평민이 선비를 이르던 말)’의 준말로 ‘남산골샌님’은 남산골에 사는 선비들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남산골 선비들은 누군가가 왕을 반역하여 역모를 꾸미기를 바랐다고 합니다. 스스로 반역할 마음을 품지는 않으면서 다른 사람이 역적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먼저 ‘남산골’은 현재 서울 이태원 부근의 옛 이름입니다. 과거 이곳에는 벼슬에 오르지 못 한 가난한 선비들이 모여 살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그 선비들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남산골샌님’ 또는 ‘남산골딸깍발이’라고 불렀습니다. 벼슬을 하고 싶지만 달리 벼슬길에 오를 뾰족한 수가 없었던 이들은 혹시 역모 사건이라도 일어나서 벼슬자리가 많이 생기면, 그 참에 벼슬이나 하나 얻을까 하여 역적이 나기만 바랐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속담은 ‘가난한 사람이 엉뚱한 일을 바라거나 의외의 수가 나기를 바라는 것’을 뜻합니다. 비슷한 뜻으로 ‘남촌 양반이 반역할 뜻을 품는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동방삭이 인절미 먹듯

 

사진3‘동방삭’은 오래 산 사람의 대명사로 삼천갑자(육십갑자의 삼천 배, 즉 18만 년)를 살고 죽었다는 설화 속 주인공입니다. 동방삭은 자신을 데리러 온 저승사자를 후하게 대접했다고 합니다. 이에 저승사자는 인정상 차마 그를 잡아갈 수가 없어서 인간의 수명을 기록한 저승 명부에서 동방삭의 수명을 ‘삼십’에서 ‘삼천’으로 몰래 고쳤습니다. 그래서 동방삭은 삼천갑자를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동방삭 설화’는 수명에 대한 조상들의 인식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저승 명부에 수명이 정해져 있다는 운명관과 함께 교묘한 재주를 써서 수명이 변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보여 줍니다. ‘동방삭이 인절미 먹듯’이라는 속담은 장수했던 동방삭처럼 음식을 오래 잘 씹어 먹어야 좋다는 뜻입니다. 이 외에도 동방삭과 관련된 속담 중에는 ‘동방삭이 밤 깎아 먹듯’이 있습니다. 동방삭이 급하고 귀찮으면 밤을 반만 깎아 먹었다는 데서 나온 말로, 조급하여 어떤 일을 반만 하다 마는 경우를 이릅니다.

     

뜨겁기는 박태보가 살았을라고

 

박태보(朴泰輔, 1654~1689)는 예조좌랑, 이조좌랑, 호남의 암행어사 등을 지낸 조선 후기의 문신입니다. 그는 타고난 성품이 강직하여 시비를 가리는 데 조리가 정연하고, 조그마한 비리라도 보면 과감히 나섰으며 의리를 위해서는 죽음도 무릅쓰는 사람이었습니다.   1689년에 기사환국(己巳換局)이 일어납니다. 인현 왕후가 왕비 책봉 후 오랜 시간 왕자를 낳지 못하고 있었는데, 숙종이 총애하던 후궁 희빈 장씨가 왕자를 얻습니다. 숙종은 희빈 장씨가 낳은 아들을 원자로 책봉하고 인현 왕후를 폐하려 했는데, 이를 관철하기 위해 숙종 편에 선 남인이 그 반대파인 서인을 몰아내고 재집권한 일이 기사환국입니다. 서인에 속해 있던 박태보는 인현왕후 폐위를 강력히 반대하다 모진 고문을 당했습니다. 박태보는 뜨겁게 달군 쇠꼬챙이로 맨살을 지지는 가혹한 형벌을 받으면서도 신음소리 한 번 내지 않을 정도로 대쪽 같았다고 합니다. 여기서 ‘뜨겁기는 박태보가 살았을라고’라는 속담이 나왔습니다. 이 뜻은 뜨겁기는 하지만(괴롭더라도 대의를 생각해서) 참으라는 뜻입니다. 박태보는 모진 고문 끝에 결국 목숨이 끊어졌습니다. 그의 충성스러운 절개와 씩씩한 기상이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았는지 이렇게 속담으로도 구전되고 박태보의 행적을 담은 ‘박태보전’이라는 고전 소설도 만들어졌습니다.

     

사명당의 사첫방 같다

 

사진5사명당(사명대사)은 조선 시대 선조 때의 고승입니다. 임진왜란 때 승병을 모집해 전투에서 많은 공로를 세웠으며 일본에 건너가 강화 조약을 맺고 잡혀갔던 포로 3,500명을 데리고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사첫방’은 ‘손님이 묵고 있는 방’을 뜻하는데요, 그러면 ‘사명당의 사첫방 같다’라는 속담은 무슨 뜻일까요?   임진왜란 때 사명당이 일본에 사신으로 갔는데, 일본인들이 쇠로 만든 사첫방에 사명당을 가두고 밤새 불로 달구었습니다. 사명당이 데어 죽었을 거라고 생각한 일본인들이 다음 날 방문을 열어 보니 오히려 사명당의 수염과 눈썹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습니다. 사명당이 도술을 부려 방안을 춥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사명당은 깜짝 놀란 일본인들에게 “손님 대접을 이렇게 하느냐?”라며 호통을 쳤습니다. 일본인들이 사명당을 죽이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지만 그보다 한 수 위에 있었던 사명당은 그들의 계략에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았던 것입니다. 여기서 유래한 것이 바로 ‘사명당의 사첫방 같다’라는 속담입니다. 이 속담은 ‘매우 추운 방’을 뜻하며, 한기가 가득한 방에 들어갈 때 “사명당의 사첫방 같이 춥다”라고 쓸 수 있습니다.

     

1) 서로 싸우던 나라끼리 전쟁의 종료와 평화의 회복, 영토, 배상금 따위의 강화 조건을 규정하고 그 이행을 위한 담보 수단을 정하는 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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