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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역사
한국어는 어떻게 형성, 발전했을까? 세계어로서의 한국어 ①

한국어는 어떻게 형성, 발전했을까?
세계 속으로 발돋움하는 한국어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한국어를 제1언어인 공용어로 사용하는 경우이다. 한국과 북한의 주민이 여기에 속한다. 대략 7500만 명이다. 둘째는 한국어를 제2언어로 사용하는 경우이다. 중국, 일본, 미국, 중앙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세계 각 지역에 살면서 저마다 중국어, 일본어, 영어, 러시아어 등 살고 있는 국가의 언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고, 가정이나 지역 사회에서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경우이다. 주로 한국계 이주민과 그 후손들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중국 지린성의 조선족자치주를 비롯한 동북 3성 여러 지역의 조선족이 사용하는 한국어가 조선어이며, 중앙아시아 지역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에 살고 있는 고려 사람이 사용하는 한국어가 고려 말이다. 셋째는 제1언어도 제2언어도 아닌, 외국어로서 한국어를 배워 사용하는 외국인의 경우이다. 최근 한국이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발전하면서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어 능력 시험, 즉 토픽TOPIK이라는 시험에 응시하는 외국인 수가 처음 실시한 1997년에 2000여 명이던 것이 2013년에는 20만 명을 넘어선 것을 보면 한국어를 배우려는 세계인이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이렇듯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상당한 수에 이르러 세계 언어의 여러 정보를 알려 주는 에스놀로그Ethnologue 최근판에 따르면 한국어 사용자 수는 7720만 명으로 공식 집계되어 세계 언어 가운데 사용자 인구로 보면 13위이다. 그뿐 아니라 최근 인터넷 관련 국제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어가 인터넷 사용 인구로 보면 세계 10위라 한다.   또한 2007년 9월 제43차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총회에서 한국어가 국제공개어로 채택되어, 한국어로 국제 특허를 제출하거나 특허 내용을 열람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어의 위상이 한껏 높아졌다. 또한 2007년부터 아셈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한국어가 동시통역어로 선정되어 한국어는 이제 세계어로 한 걸음 다가가게 되었다. 이렇게 세계어로 발돋움한 오늘날의 한국어는 어떻게 형성되어 발전해 왔을까?

      시간에 따라 언어는 변화한다  

세상의 모든 현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언어도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언어는 본질적으로 의사 전달의 수단이기 때문에 쉽게 그 약속된 체계를 바꿀 수 없다. 그러나 실제로 언어는 정체되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겪고 있어, 오랜 세월이 쌓이면 상당히 변화한 모습을 드러낸다.   한국어도 역사적으로 크고 작은 변화를 겪으면서 오늘날의 모습으로 발전해 왔다. 이러한 한국어의 변화와 발전은 음운, 어휘, 문법 등 국어를 구성하는 모든 측면에 걸쳐 이루어졌다. 지금으로부터 오백 년 전인 15세기 한국어의 기록인 훈민정음 서문의 한 구절을 살펴보아도 여러 변화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옛날 말  이 구절을 오늘날의 한국어로 옮기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이르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끝끝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니라   우리는 여기서 15세기 한국어의 ‘백셩, 니르다, 뜻’이 오늘날에는 각각 ‘백성, 이르다, 뜻’으로 바뀌었음을 볼 수 있다. 15세기 말과 지금 말 사이에 음운 변화가 일어나서, 그 결과 단어의 모습이 바뀐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젼초’라는 단어는 ‘까닭’으로, ‘하니라’는 ‘많으니라’로 바뀌었다. ‘어린 백셩’에서 ‘어린’은 15세기 말에서 ‘어리석다’란 의미를 지녔는데, 지금은 더 이상 그러한 의미는 없고 ‘나이가 적다’란 의미로만 쓰인다. ‘몯하는 노미’의 ‘놈’도 ‘일반적인 남자’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는데, 지금은 그 의미 영역이 축소되어 비속어로 쓰인다. 15세기 말과 지금 말 사이에 의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니르고져’의 ‘-고져’는 의도를 표현하는 연결 어미인데 지금은 ‘-고자’로 쓰인다. 그리고 ‘하는배 이셔도’에서 의존 명사 ‘바’에 주격 조사가 ‘ㅣ’가 붙어 있지만, 지금의 한국어에서는 ‘하는 바가 있어도’처럼 주격 조사 ‘가’가 쓰인다.

      한국어의 뿌리는 어디일까?  

아득한 선사 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처음으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어떠한 모습의 언어로 말했을까? 한국어의 뿌리는 어디일까? 지금으로서는 이에 대한 대답을 정확하게 할 수 없다.   흔히 한국어는 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은 한국어는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언어들과 같은 계통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언어에는 몽골어파, 만주-퉁구스어파, 튀르크어파가 있다. 몽골어파에 속하는 언어에는 몽골어, 부랴트어, 칼미크어 등이 있고, 만주-퉁구스어에는 만주어를 비롯하여 러시아와 중국에 흩어져 있는 여러 소수민족의 언어들이 있다. 튀르크어파에 속하는 언어에는 터키어를 비롯하여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어, 우즈베크어, 키르기스어 등이 있다. 그러면 한국어가 알타이언어와 어떤 공통성이 있어서 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보게 되었을까?   우선 말소리의 특징이 비슷하다. 만주-퉁구스언어, 몽골언어, 튀르크언어, 한국어에는 모음조화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다음으로 문법도 비슷하다. 아래 예는 각각 몽골어파의 한 언어인 다고르어와 만주-퉁구스어파의 한 언어인 어웡키어의 문장이다. 이를 살펴보면, 한국어와 어순이 같아서 ‘주어+목적어+서술어’의 순서이다. 어순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어미가 발달되어 있다.

 
  주어 목적어 서술어 주어 목적어 서술어
다르고어 əwəə budaa sjan-ijə-bəj ačaa čee wəə-jəə-bəj
어윙키어 ənin ǰəəkti oloo-ǰi-rən amin čai im-ǰi-rən.
한국어 어머니는 밥을 짓고 아버지는 차를 마신다.
 

그러나 이러한 어순을 가진 언어는 한국어나 알타이언어 이외에도 많다. 또 모음조화도 한국어나 알타이언어 이외의 언어에도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몇 가지 현상만으로 한국어가 알타이언어와 계통이 같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런데 비교언어학에서는 두 언어가 같은 계통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말소리의 체계적인 대응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 한국어의 계통에 대한 여러 연구가 국내외에서 이루어졌지만 아직 체계적인 말소리의 대응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 한 예를 들어 보자.   몽골공화국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기차를 타고 북쪽으로 하루 정도 달려가면 러시아연방에 속해 있는 부랴트공화국의 수도 울란우데에 도착한다. 그런데 두 나라 수도인 울란바토르와 울란우데의 뜻은 각각 ‘붉은 영웅’과 ‘붉은 우데강’이다. 몽골어와 부랴트어는 같은 몽골어파에 속하여 붉은 색깔을 뜻하는 단어가 ‘울란’ulan으로 똑같다. 옛날 문헌 자료를 통해 연구해 보면 몽골어에서 이 단어의 옛 모습은 ‘hulan’이며 이보다 더 옛 모습은 ‘pulagan’쯤으로 추정된다.   현재 사라질 위기에 놓인 만주어에서 붉은 색깔을 뜻하는 단어는 ‘fulgiyan’이며, 이 단어의 옛 모습은 ‘pulgiyan’쯤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보면 알타이어족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진 몽골어와 만주어에서 붉은 색깔을 뜻하는 단어가 같은 뿌리에서 나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말 ‘붉다’pulk-도 몽골어와 만주어의 붉은 색과 뿌리를 같이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단어를 비롯하여 다른 여러 단어를 비교하여 우리말도 알타이어족에 속할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붉다’와 아래 단어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은 말소리의 체계적인 대응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몽골어 : 옛몽골어 : 만주어 : 한국어 = ø : h : f : p.

 

현대몽골어 옛몽골어 만주어 한국어 일본어의 예시 표

 

그러나 우리말에는 알타이언어들과 말소리의 대응이 성립되는 단어들이 그리 많지 않아, 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단정할 수 없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문제가 있다. 학계에서는 위의 세 어파를 묶어 알타이어족으로 보는 것에 동의하는 학설이 있는가 하면, 동의하지 않는 학설도 있어, 알타이어족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도 아직 불확실한 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연구를 바탕으로 하면 한국어의 계통은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타당하다고 하겠다.   알타이어족이 성립한다면, 한국어는 알타이어족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직 비교언어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어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어느 어족에 속하는지를 밝히기 위해서는 앞으로 알타이어족의 여러 언어들을 더 철저히 조사하여 한국어와 비교하여 체계적인 말소리 대응을 찾아 증명해야 할 것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는 서로 말이 통했을까?  

삼국시대 고구려어, 신라어, 백제어는 같은 언어의 방언이었을까, 아니면 서로 다른 언어였을까? 최근 들어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는 통에 이 문제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어났다.   만주 지역과 한반도에 삼국이 정립되었을 때 고구려어가 어떠했는지를 알려 주는 자료는 두 가지뿐이다. 첫째는 삼국사기에 기록된 땅 이름, 관직 이름 등을 통해 추정할 수 있는 자료인데, 겨우 70여 단어에 지나지 않는다. 둘째는 중국 옛 역사책에 기록된 당시 언어에 대한 기록인데, 이것 역시 매우 간략하다. 따라서 이런 한정된 자료로 당시 언어의 모습을 추정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비교언어학을 통해 조금이라도 정확한 모습을 추정하기도 하고, 또는 온갖 추측을 통해 각자가 이미 내린 주장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어떤 두 언어가 서로 다른 언어인지, 아니면 같은 언어의 방언 차이인지를 판정하는 기준은 의사소통의 가능성 여부다. 다시 말하여 통역을 가운데 두고 말을 한다면 서로 다른 언어이고, 그렇지 않다면 같은 언어의 서로 다른 방언이다. 현재 고구려어와 신라어-백제어의 관계에 대해서는 두 주장이 있다. 하나는 같은 어족의 언어여서 매우 가깝지만 서로 다른 언어였다고 보는 주장, 즉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다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방언적 차이만 있는 같은 언어였다고 보는 주장, 즉 서로 말이 통하였다는 주장이다. 우리 학계에는 이 두 주장이 함께 있는데, 일본학계는 앞의 주장을, 북한학계는 뒤의 주장을 내세운다. 그러나 극히 제한된 자료밖에 없는 지금으로서는 어느 주장이 옳은지에 대해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말과 지리적으로 그리고 계통적으로 관련이 있는 알타이어족의 여러 언어들을 두루 살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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