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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알아야 할 문자, 훈맹정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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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민정음이라 하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름이자 문자일 것이다.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것으로 오늘날 한글이 되었다. 그렇다면 훈맹정음은 어떠한가? 훈맹정음은 누구로부터,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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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맹정음은 송암 박두성 선생이 시각 장애인을 위해 1923년 발표한 것으로, 현재 쓰고 있는 한글 점자의 원형이다. ‘훈맹정음’은 자음과 모음, 숫자도 다 들어가 있는 서로 다른 예순세 개의 한글 점자로, 배우기 쉽고, 점 수효가 적고, 서로 헷갈리지 않아야 한다는 세 가지 원칙에 기초하여 만들어졌다. 송암 박두성 선생이 쓴 《맹사일지》에는 “점자는 어려운 것이 아니니 배우고 알기는 5분이면 족하고 읽기는 반나절에 지나지 않으며 4, 5일만 연습하면 능숙하게 쓰고 유창하게 읽을 수 있소. 어서 바삐 점자를 배워야 원하는 대로 글을 읽게 되는 것이오.”라고 기록되어 있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한글 점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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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맹정음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다. 첫째, 초성 자음과 종성 자음이 다르게 제작되었다. 둘째, 점자에서는 초성 ‘ㅇ’을 사용하지 않는다. 셋째, 초성 ‘ㄲ, ㄸ, ㅃ, ㅆ, ㅉ’을 적을 때에는 앞의 ‘ㄱ, ㄷ, ㅂ, ㅅ, ㅈ’ 대신 된 소리표를 적는다. 넷째, 부피를 줄이고, 읽기와 쓰기 속도를 높이기 위하여 27개의 약자와 7개의 약어를 사용한다. 다섯째, 약자 ‘영’은 그 앞에 ‘ㅅ, ㅆ, ㅈ, ㅉ, ㅊ’이 올 때에는 ‘성, 썽, 정, 쩡, 청’이 된다. 여섯째, 모음 겹글자 ‘얘’는 ‘야+이’가 아니라 ‘야+애’로, ‘위’는 ‘우+이’가 아니라 ‘우+애’로 쓰고, 모음 겹글자 ‘왜’는 ‘오+애’가 아니라 ‘와+애’로, ‘웨’는 ‘우+에’가 아니라 ‘워+애’로 쓴다. 일곱째, 점자는 모아쓰지 않고 풀어쓴다. 예를 들면 ‘강’을 ‘ㄱ, ㅏ, ㅇ’으로, ‘숲’을 ‘ㅅ, ㅜ, ㅍ’으로 적는다.

 한편 묵자(墨字)는 점자에 상대되는 용어로서 비시각 장애인이 읽고 쓰는 일반적인 문자를 가리킨다. 묵자는 점자와 달리 글자 크기를 조절할 수 있지만, 점자는 세로 6mm, 가로 4㎜ 정도로 그 크기가 고정되어 있다. 묵자는 초성, 중성, 종성을 묶어서 한 영역에 나타낼 수 있지만, 점자는 한 영역에 하나의 자음이나 모음만을 나타낼 수 있다. 또한 점자책이 종이의 양면을 사용하려면 줄과 줄 사이를 8㎜ 정도로 조정하여 반대면의 점자와 겹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점자책은 묵자책의 3배 정도 분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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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4일은 한국 점자가 탄생한 지 96년째 되는 날이다. 작년 12월에 「점자법」이 개정되면서 ‘한글 점자의 날(11월 4일)’은 법정 기념일이 되었고, ‘한글날(10월 9일)’, ‘한국수어의 날(2월 3일)’ 등과 함께 언어 관련 법정 기념일로서의 위상을 갖게 되었다. 한글 점자의 날이 속한 주간은 ‘한글 점자 주간’으로 매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한글 점자의 날 기념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글 점자의 위상이 더욱 높아져서 한글 점자를 향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한다.

글: 강은혜

※ 참고 자료

안상순, 『우리말 어감 사전』, 도서출판 유유,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