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그리고 사람
우리말, 그리고 사람

우리말, 그리고 사람 한국어를 온누리에 알리는 숨은 주역
국민대학교 이동은 교수

외국어로서의 한국어에 매력을 느끼다

<<쉼표, 마침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와 함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이동은

 안녕하세요. 국민대학교 한국어문학부 글로벌한국어전공 이동은 교수입니다. 저는 학부에서는 언어학을, 석사와 박사과정에서는 응용언어학을 전공했습니다. 언어와 언어 교육에 대한 지식과 감각·직관을 바탕으로, 현재는 외국어 혹은 제2언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7년부터 현재까지 국립국어원과 함께 ‘한국어 예비 교원 국외 실습’ 사업을 진행하면서 한국어를 향한 애정이 더 깊어져 가고 있고요. 이렇게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쉼표, 마침표.>>를 통해 독자 여러분을 만나고 한국어 교육에 관한 저의 생각을 나눌 수 있게 되어 반갑습니다.

<<쉼표, 마침표.>>

교수님께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동은

 벌써 30년 전의 일이네요. 미국 대학에서 석사과정으로 영어교육학을 공부했는데, 그때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현지 학생들과 토론이나 공동 작업을 하면서 어쩔 수 없는 언어의 벽을 느꼈어요. 1990년대 당시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영어를 배우고 가르치는 일의 인기가 대단했거든요. (웃음) 모국어 화자가 아니기에 느끼게 되는 한계와 좌절감을 느끼던 중에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그 경험이 언어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희망으로 바꾼 계기가 되었어요.
 대학원을 다니면서 주말마다 한글학교 선생님들에게 한국어 문법을 알려 주는 활동을 하다가 어느새 외국인 학생들까지 직접 가르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시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때까지 공부해 온 언어학을 바탕으로 나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가르친다면 누구보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확신이 생기더라고요. 그 순간이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된 시작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쉼표, 마침표.>>

그때의 특별한 경험이 계기가 되어 한국어교육에 힘쓰시고, 지금은 ‘한국어 예비 교원 국외 실습’ 사업에 참여하시며 한국어 예비 교원을 양성하고 계신데요. 한국어 예비 교원 파견 사업의 필요성은 언제부터 느끼셨나요?

이동은

 2013년경부터 당시 국어국문학과의 교육과정 개편을 위해 학부 교수님들과 함께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인재상에 대해 고민하다가 ‘한국어와 한국 문화 기반의 융복합 사고 능력으로 세계인과 소통하는 창의적 인재’를 키워 내자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재를 양성하기에 국내에서의 한국어교육 실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국외 실습 프로그램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학생들은 소수에 불과했거든요.
 한국어 교원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학위 과정 중 해외 교육 현장을 경험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어 세계화에 앞장서는 더 유능하고 멋진 한국어 교원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이는 제 경험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2017년 국민대 한국어문학부 글로벌한국어전공 신설과 함께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한국어 교원 양성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는데, 정말 운명같이 같은 해에 국립국어원에서 ‘한국어 예비 교원 국외 실습’ 사업을 진행했어요. 저는 망설임 없이 신청했고, 감사하게도 5년째 이 사업을 함께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 2018년 카자흐스탄으로 국외 실습을 다녀온 한국어 예비 교원들

‘한국어 예비 교원 국외 실습 사업’, 5년간의 이야기

<<쉼표, 마침표.>>

‘한국어 예비 교원 국외 실습’ 사업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우선 한국어 예비 교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예비 교원만을 위한 사업이 따로 필요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이동은

 그렇죠? 그런데 한국어 예비 교원을 설명하자면 한국어 교원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요. (웃음) ‘한국어 교원’의 개념은 2005년 ‘국어기본법’의 시행령에 처음으로 등장하는데, ‘재외동포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국어를 가르치려는 사람(국어기본법 제19조 2항, 국어기본법 시행령 제13조 1항)’으로 규정하고 있어요. 또한 세종학당재단을 비롯한 주요 한국어교육 기관 정보에도 ‘한국어 교원’은 한국어 강사, 교수, 한글학교 교사 등 다양한 국내외 교육 현장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으로 인정하고 있고요. 그러므로 한국어 예비 교원은 한국어 교원이 되기 전 학위 과정에 재학 중인 전공생들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들이 졸업 후 우수한 한국어 교원이 되어 현장에 나가기 위해서는 이론 교육과 국내 실습은 물론 국외 교육 현장을 경험하는 일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 경험은 한국어 예비 교원의 교육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더 좋은 한국어 교원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고 스스로 성장하는 계기가 됩니다. 또한, 졸업 후 진로 선택에 있어 확신이 없던 전공자들이 이 국외 실습을 거치며 한국어 교원이 되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갖게 되기도 하고요.

<<쉼표, 마침표.>>

그렇다면 한국어 예비 교원 국외 실습 참가자는 어떤 기준으로 선발하나요?

이동은

 한국어교육학을 전공하는 학부 3학년 이상, 대학원 2학기 이상의 학생이 참가할 수 있으니까 한국어 교원으로서 예비 자격을 갖춘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올해는 자격증을 딴 지 1년 이내의 신규 교원도 포함함.) 참가자는 서류 전형과 면접을 거쳐 선발하는데요. 매년 전국 20여 개 대학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지원한 학생들을 심사할 때는 그 학생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고 실력을 쌓았는지도 살피지만, 그보다 참가 학생의 지원 동기와 앞으로의 가능성에 더 많은 무게를 두고 있어요. 면접 때 지원자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그들의 한국어교육에 관한 관심과 애정에 감동할 때가 많았어요. 중·고등학생 때부터 다문화가정 친구나 외국인들에게 한국어교육 봉사를 해 온 학생도 있고, 교환학생으로 떠난 외국에서 현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쳤던 학생도 있었어요. 또 한국어교육 영상을 만들어서 유튜브에 꾸준히 공유하는 학생도 있었고요. 그렇기에 지금의 실력이 아닌 열정과 열심, 그리고 더 새롭고 흥미로운 수업을 설계할 수 있는 창의성 등 지원자들의 가능성을 눈여겨보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쉼표, 마침표.>>

지난 5년간 얼마나 많은 예비 교원이 국외로 파견되었나요? 또 얼마나 많은 학습자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나요?

이동은

 올해 선발된 50명을 포함해 지난 5년간 146명의 예비 교원이 이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예비 교원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경력 교원도 39명(올해 13명 포함)이 참가했으니까 총 185명에 달하는 예비 교원과 경력 교원이 이 사업에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만난 현지 학습자는 지난해까지 1,397명이에요, 올해는 아직 정확한 숫자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기존 중앙아시아 3개국에서 러시아까지 지역이 확대된 만큼 어느 해보다 현지 학습자의 참여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쉼표, 마침표.>>

한국어 예비 교원 국외 실습 사업은 크게 국내 연수와 국외 실습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국내 연수에서는 어떤 교육을 받게 되나요?

이동은

 이 사업에서는 ‘다양한 교수·학습 현장에 대응할 수 있는 현장 친화적 교원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예비 교원에게 다채로운 교육을 진행합니다. 우선 국내에서 4주 동안 진행되는 사전 연수는 1단계 온라인 연수와 2단계 집합 교육으로 이루어집니다. 1단계 연수 때는 온라인 수업에서 교안 작성법, 온라인 기반 한국어교육의 이론과 실제, 한국어교육 수업 참관, 기초 러시아어, 한국어 표기법 등 실습 관련 강의를 수강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전 연수 2단계에서는 집합 교육을 진행합니다. 1단계 온라인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실습 및 교육을 경험하는 거죠.
 2019년까지는 기숙사에서 숙식을 함께하며 상당히 강도 높은 교육을 받았습니다. 매일 8시간 이상의 정규 교육을 받은 후, 저녁 시간에는 조별 과제를 수행해야 해요. 이 과정을 겪으며 한국어 교수법뿐만 아니라 소통과 협업을 통해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경험을 하게 되죠. 그리고 예비 교원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조력자가 바로 경력 교원입니다. 경력 교원 1명이 예비 교원 3~4명을 전담하며 교육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예비 교원의 마음까지 세심하게 살핍니다. 한국어 교원 선배로서 이들이 전하는 경험과 조언이 예비 교원들에게는 값진 교훈이 됩니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때문에 국내 연수 또한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집합 교육 못지않은 수준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좋은 한국어 교원이 될 수 있도록 애쓰고 있습니다.

▲ 카자흐스탄 알마티과학기술협의회 한글학교에서 수업을 진행 중인 예비 교원

<<쉼표, 마침표.>>

사전 연수를 받으며 만반의 준비를 마친 학생들의 국외 실습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이동은

 4주간 진행되는 국외 실습은 일종의 교생 실습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것 같아요.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대학의 한국어학과 학생, 한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및 한국문화 수업의 실습이 진행됩니다. 현지 학습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귀한 경험이지만, 한국어 교원으로서 느끼는 보람 역시 예비 교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됩니다. 세심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자상한 현지 선생님들이나 수업이 끝날 때마다 서툴지만 배운 표현으로 ‘선생님을 좋아해요.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는 학생들을 보며 절로 미소를 짓게 되지요. 그리고 언제나 울음바다가 되어 버리는 마지막 수업의 감동은 예비 교원들이 한국어 교원으로서의 행복을 느끼고 자부심과 책임감을 배우는 귀중한 경험입니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자세, 위기를 기회로 바꾸다.

<<쉼표, 마침표.>>

한국어 예비 교원 국외 실습 사업은 사업 초기 비학위 과정, 학점은행제 이수자는 지원 자격에서 제외되었습니다. 2020년부터는 이들을 대상에 포함하셨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동은

 본 사업은 국외 실습을 통해 직접 교육 현장을 경험함으로써 예비 교원들의 역량을 높이고, 이들이 다양한 나라에서 우수한 한국어 교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사업이 조금씩 안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교육 실습의 기회가 부족한 비학위, 학점은행제 이수자들에게도 연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었고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2020년부터는 대상을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부득이 온라인으로 교육을 해야 하는 상황도 대상의 확대를 시도할 수 있는 역기회가 되었습니다. 2019년까지는 국내 사전 집합 연수, 현지 국가로 나가는 파견 실습이 이루어졌기에 일정 인원 이상을 교육하고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모든 실습이 진행되면서 예비 교원 수, 범위 확대를 시도해 볼 수 있게 된 것이죠.

▲ 코로나19 때문에 작년부터 온라인 수업이 도입된 한국어 예비 교원 국외 실습 사업

<<쉼표, 마침표.>>

말씀하신 것처럼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은 사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외 현지 실습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죠?

이동은

 네, 작년에는 갑작스럽게 국외 실습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게 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효과적으로 온라인 실습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예비 교원뿐만 아니라 현지 학습자 역시 이 사업의 주인공인 만큼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도록 고민했어요.
 먼저 예비 교원과 현지 학생들의 연락처를 미리 공유하여 온라인에서 1:1로 소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교육에서는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친밀한 교류가 중요하기 때문이죠. 또한, 국외 실습 전에 교구와 교재, 기념품 등을 현지에 미리 전달하여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전자책을 활용하여 더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예비 교원들이 현지의 문화와 교육을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사전 연수 단계에서는 현지의 인구 및 날씨, 대학의 역사, 한국어 학습자 현황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며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현지 대학의 교수들을 초빙하여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5년간 사업을 진행해 오는 과정에서 실습 지역이나 과업상의 변화가 필요하게 되어 나름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번 사업단의 공동연구원들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과 함께 고민하고 수많은 회의를 거쳐 아이디어를 구현해 가는 모두의 노력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도 코로나19 속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쉼표, 마침표.>>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이 한국어교육에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도 있을까요?

이동은

 물론이지요, 개인적으로 현실 공간 수업이 가질 수 없는 온라인 수업만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효과적인 온라인 수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현실 공간 수업과 동일한 환경을 구현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해요. 온라인은 새로운 교육 공간이니까요. ‘온라인’이라는 수단이 갖는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수업을 개발하고, 그 속에서 충분히 수업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한국어 교원을 양성하는 데 집중해야 하죠.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시대의 한국어교육을 대비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국민대학교의 경우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남미나 북유럽 등 더 다양한 국가 학생들의 참여가 늘어났어요. 이런 새로운 노력들이 차곡차곡 쌓여 한국어를 세계에 더 널리 더 가깝게 알리는 주춧돌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어 예비 교원 국외 실습 사업도 온라인 교육의 형태로 지속적으로 발전한다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예비 교원들이 물리적 거리의 한계를 벗어나 다양한 국가의 더 많은 학습자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온라인을 통해 드넓은 교육의 영역을 발견하게 된 것이지요.

<<쉼표, 마침표.>>

한국어 예비 교원 국외 실습 사업은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예비 교원을 파견합니다. 이동은 교수님께서 맡고 계신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지역은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가 높은 지역으로 한국어교육의 수요 또한 높을 것 같은데요.

이동은

 한국어와 중앙아시아의 언어들은 언어 구조상 상당한 공통점을 보이고 있어 학습자들이 느끼는 부담도 그만큼 낮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한국어능력시험의 응시자 중 중앙아시아 학습자의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요.
 키르기스스탄의 오쉬라는 도시는 전체 인구가 30만 명인데, 그중 5만 명 이상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고 해요. 놀랍지요? 세계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한류가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에서의 한국어를 향한 관심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와 음악이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 문화에 느끼는 관심과 애정이 한국인과 한국어를 향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이어지는 거죠. 한국어를 구사하는 수준과 관계없이 케이 팝을 유창하게 따라 부를 뿐만 아니라 예비 교원들에게 도리어 케이 팝 춤을 가르쳐 주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예비 교원들이 실습을 위해 중앙아시아 국가에 도착하면, 현지인 학생들이 달려와서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해요. (웃음) 이처럼 한국인, 한국어, 한국 문화를 향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이 한국어교육 현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그러다 보니 학습자들의 한국어 능력도 자연스레 향상될 수밖에 없죠.

지난 5년을 디딤돌 삼아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하다.

<<쉼표, 마침표.>>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어와 한글에 관한 관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를 교육하는 일도 점차 중요해질 텐데요. 이에 대한 교육 방안도 마련되어 있나요?

이동은

 실제로 학습자들의 한국 문화 수업에 대한 요구도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구를 교육에 반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고요. 국외 실습에서 문화 수업은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예비 교원들이 준비한 영상 수업입니다. 예비 교원들이 실제로 한국의 상차림, 서울의 풍경, 대중교통, 교육, 여가, 여행, 스포츠 등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영상으로 직접 촬영하여 유튜브에 올립니다. 이를 토대로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수업을 진행 하는 거죠. 두 번째는 학습자와 함께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수업입니다. 경력 교원 한 명과 예비 교원 세 명이 함께 창의성을 발휘하여 문화 수업의 내용을 구성하고 설계하는데요. 그만큼 현지 학습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수업 중 하나죠. 부채 만들기, 한국문화 퀴즈 대회, 멋글씨 쓰기, 한국 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카자흐스탄 칼카만 한글학교 단기 한국어 교실

<<쉼표, 마침표.>>

지난 5년간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지역을 무대로 예비 교원 국외 실습을 진행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이동은

 무엇 하나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현지의 바람과 성원, 특히 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정은 한국인의 특징이라고 하는데, 외국인들에게서도 느껴지는 것을 보면 한국어를 통해 이어지는 것 같아요. ‘한국어를 가르쳐 줘서 감사하다’는 한국어 인사는 언제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또한 고려인 한글학교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어르신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 조부모님과 부모님을 따라 한국을 떠난 분들인데, 낯선 이국에서도 한국어를 잊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써 오셨어요. 한국에서의 기억이나 경험이 없는 후손들이 한국어를 잘 배워서 뿌리를 이어 가도록 큰 격려와 칭찬을 해 주십니다. 그분들이 뿌린 씨앗에 이 사업이 거름이 되어 아름다운 꽃이 피었습니다. 헤어지던 날 눈시울을 적시며 저희 손을 꼭 잡고 “내년에도 꼭 다시 와서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한국을 알려 줬으면 좋겠다.”라고 하시던 말씀이 여전히 잊히지 않습니다.

▲ 예비 교원에게 감사를 전하는 한글학교 학생들

<<쉼표, 마침표.>>

2017년부터 5년간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지역의 한국어 예비 교원 국외 실습을 잘 이끌어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동은

 이 사업을 향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애정 덕분이지요. 그로 인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늘 현지의 한국어교육을 지원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우수한 한국어 교원을 육성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이 사업의 자문위원이자 한국어학(고려말), 한국어교육학의 선학들이신 곽충구 교수님, 김주원 교수님, 신현숙 교수님, 김정숙 교수님으로부터의 소중한 가르침이 있었기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지의 한국어 학습자와 교수님, 선생님, 그 외 통역과 현지 적응을 위해 애써 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중요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주신 현지 대학들과 한글학교, 세종학당의 관계자들께도 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국외 실습이 가능하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각국 중앙정부, 대한민국대사관, 총영사관, 한국교육원을 비롯한 많은 기관들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분들 덕분에 과오 없이 무사히 사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립국어원 한국어진흥과 선생님들의 한결같은 지원과 뒷받침도 큰 힘이 되었고요. 그리고 늘 마지막 순서가 되지만 2017년부터 함께해 온 사업단의 공동연구원과 연구보조원 선생님들, 힘을 보태 준 국민대학교 한국어문학부 학생들과 대학원생들, 무엇보다 우리 사업의 주인공인 한국어 예비 교원들에게도 이 기회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쉼표, 마침표.>>

교수님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동은

 저는 앞으로도 기본을 지키고 초심을 생각하며 한국어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한국어교육 플랫폼 분야에서 새로움을 모색하고 싶습니다. 한국어교육의 시작점인 학습자 말뭉치를 통해 한국어의 습득 과정을 살피는 연구로 다양하게 펼쳐지는 한국어의 교수와 학습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언어 교육은 교사와 학습자의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서로 소통하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수업이 진행될 때 가장 효율적인 교육이 이뤄지는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만남과 소통의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최근 짧은 기간 동안 온라인 교육의 필요성이 활성화된 것처럼, 머지않은 미래에는 가상세계 강의실에서 교육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때 전 세계 학습자들에게 더욱더 즐겁고 효과적으로 한국어를 교육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다양한 교육 플랫폼을 준비해 나가고 싶습니다. 더불어 세계에 한국어를 알리는 한국어 교원들이 더 즐겁고 행복하게 한국어를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박향아
사진: 김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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