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2돌 한글날 기념 행사 퀴즈 당첨자 배너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블로그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쉼표, 마침표.

국어 교실에서
어이없어요, 선생님!나홋카 세종학당 한국어 교사 백은경

어이없어요, 선생님!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은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에서 2시간 30분정도 떨어진 러시아의 작은 시골 도시 나홋카nakhodka이다. 이곳에서 나는 한국어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처럼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마을인 이곳에서 나는 한국과 한국어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는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나홋카의 지도상 위치를 나타내는 사진
 

다양한 성격을 가진 나의 학생들 중에는 순수 러시아인들과 고려인주로 옛 소련 지역에 사는 우리 겨레들도 있다. 우리 학생들은 열여섯 살부터 쉰 살까지 나이대가 다양해서 학생들 간에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나는 처음에 나보다 나이가 많은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처음 수강 신청서를 받고 고민을 많이 해야 했다. 이 다양한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학생들이 한국어를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밤을 새기도 하였다. 하지만 나의 걱정과는 달리 우리 학생들은 저마다 한국어를 배우는 목적이 뚜렷해서 성실하게 수업에 임해 주었다.   학생들 중에는 우선 자신이 좋아하는 케이팝k-pop 가수와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한국어를 배우는 목적인 학생들이 있다. 한국 가수들이 세계에서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러시아 시골 도시에서까지 이렇게 인기가 있는 줄 몰랐다. 다른 학생들은 자신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고려인 학생들이다. 여기 나홋카에서는 많은 고려인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 중에는 한국의 언어를 배워서 자신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다음은 한국에서의 취직을 목표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도 많다. 나홋카는 시베리아에서 캐 온 석탄의 정류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나홋카에는 석탄을 수출하는 회사들이 많이 있는데, 그 회사들이 거래하는 나라 중에 한국도 포함되어 있어 그러한 무역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목적이 있는 학생들과 교실에서 수업을 하면 매시간 다양한 추억들이 쌓이는데, 하루는 이제 막 한글을 배우는 학생들이 ‘ㅗ’와 ‘ㅓ“의 발음을 헷갈려하는 사건이 있었다. “오이가 있어요?”하고 오이 그림을 보여주자 한 학생이 큰 목소리로 “어이없어요. 선생님!”이라고 대답했다. “네? 뭐가 없어요?”라고 말했더니 더 큰 목소리로 “어이없어요.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발음이 헷갈린 학생들의 귀여운 실수부터 조금 어려운 발음이 나오면 얼굴을 구기며 발음을 안 틀리려고 하는 모습들, 그런 학생들이 보여주는 한국어에 대한 열정으로부터 이제 한국어 교사 1년차인 새내기 교사는 수업 시간마다 오히려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두 학기가 지난 지금, 나는 선생님이기보다는 친구 혹은 언니나 누나, 동생, 딸로서 한걸음 더 학생들의 삶에 녹아들었다. 학생들과 소풍도 같이 가고, 바다에도 같이 가고, 수업이 끝나면 커피도 마시고 산책도 하며 수업 이외의 시간도 학생들과 함께 보내고 있다. 비자 문제로 90일마다 한국에 들어와야 하는데, 이제는 한국에 들어오면 학생들이 너무 그리워서 빨리 러시아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직 1년차인 나에게 학생들을 만나는 시간은 아주 설레고 감동적인 시간이다. 학생들에게 보다 더 좋은 교육을 위해 수업 연구를 하는 것도, 학생들을 만나러 가는 길도 그렇다. 이제는 가족처럼 편안해진 학생들을 위해 나는 러시아어를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러시아로 급하게 가는 바람에 러시아어를 잘하지 못해 학생들과 대화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학생들을 위해 열심히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어려운 선생님이 아니라 친구처럼 형제처럼 곁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선생님, 한국어도 잘 가르치는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다.

 

학생들과 함께 밝은 미소를 지으며 찍은 사진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더보기

가장 인기 있는 기사 +더보기

이벤트 신청

이벤트신청하기

이름

휴대폰번호

이벤트
정답

파일첨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동의]

1) 수집목적 : 상기 이벤트는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실시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벤트 참여를 통해 통일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고, 이벤트 참가자분들이 웹진을 계속 구독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2) 수집항목 : 닉네임, 비밀번호, 이메일, 휴대폰번호, 댓글, 비밀댓글 여부, 정보수집동의 여부, 웹진수신동의(구독자 확대를 위해 실시하는 이벤트이므로 개인정보수집 동의시 웹진 수신을 동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3) 이용 : 이벤트 당첨시 경품 발송, 당선작 발표, 웹진 발송 4) 보유기간 : 경품 수령 확인시까지(1개월), 단 웹진 구독용 정보는 <해지>시까지 이메일만 보유 5) 정보보호 책임자 : 이벤트 대행사 (주)인포아트 서지민(02-2269-5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