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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우리말

전국 방언 말모이

전남, 경남 접경지
방언 산책

전라도, 경상도 언어가 어우러진 섬진강변의 사람들

화개장터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마을 하동 사람 윗마을 구례 사람 /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구경 한 번 와 보세요~   경상도 사투리에 전라도 사투리가 / 오순도순 왁자지껄 장을 펼치네 구경 한 번 와 보세요 / 오시면 모두모두 이웃사촌 / 고운 정 미운 정 주고받는 경상도 전라도의 화개장터~

가수 조영남 씨의 노래 <화개장터>이다. 전라도와 경상도가 만나는 접경지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활기 넘치는 시골 장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 낸 정감 어린 노래이다.

예로부터 전라도와 경상도가 만나는 곳은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상호 교류가 잦았고, 혼인 관계를 많이 맺곤 하여 두 지역이 동일 문화권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 지역 사람들이 쓰는 말씨를 보면 신기할 정도로 독특하다.

경상도 하동 방언 여그 국시 한 그럭 주이소.(=여기 국수 한 그릇 주세요.)

전라도 광양 방언 인자 그만 가이다.(=이제 그만 가세요.)

전라도 사투리와 경상도 사투리가 자연히 뒤섞여 있을 것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외에도 이 지역만의 특유한 사투리가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당연히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도 이 지역만의 독특한 말들이 쓰이고 있는가 하면, 또 경상도와 전라도 말이 섞여서 새로운 변이형이 생겨나기도 했다.

전남, 경남 접경지에서 들을 수 있는 독특한 말

접경지 방언 난시밭에 소불이 솔찬이 질었다.(=텃밭에 부추가 상당히 무성하게 자랐다.)

여기 화개장터에 모인 사람들은 표준말 ‘부추’를 모두 ‘소불’이라고 했다. 이 ‘부추’는 전라도에서 ‘솔’이라 하고 경상도에서는 ‘정구지’라고 한다. ‘솔’은 원래 ‘가느다랗다’는 뜻이다. ‘오솔길’에서나 ‘소나무(솔나무)’에서의 ‘솔’이 모두 같은 뜻이다. 경남의 경우, 부산 등 동부에서는 ‘정구지(부침개인 전을 굽은 지)’를 사용하고 경남 서부 쪽으로 오면 ‘소풀, 솔풀’이 사용되는데, 신기하게도 이곳 경남과 전남의 접경지에서만 ‘소불’이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남 서부 전남 동부 경남 서부 경남 동부
 
소불 소풀 , 솔풀 정구지

이러한 분포를 통하여 원래 ‘솔풀’이었던 것이 차츰 ‘소풀, 소불, 솔’ 등의 모습으로 변화했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

‘수울찬이, 솔찬이’의 어원

전남, 경남 접경지 방언 나도 이자 수울찬이 일을 잘 해요.(=나도 이제 상당히 일을 잘 해요.)

전남 방언 와따매, 느그들도 키가 솔찬이 많이 컸구나.(=야, 너희들도 키가 상당히 많이 컸구나.)

‘계산대 컨베이어 벨트 상품 구분대’라는 뜻으로, 최근 독일에서 화제가 된 사진이다. 이곳 접경지에서는 ‘수울찬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같은 말로 전라도 쪽에서는 흔히 ‘솔찬이’라는 말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것은 ‘상당히, 대단히’라는 뜻이다. 이 말은 원래 ‘수월치 않게, ‘호락호락하지 않게’라는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즉 이 ‘수월찮이’가 ‘수울찬이’, ‘솔찬이’의 모습으로 변화해 온 것이다. 그 의미도 이제 ‘상당히’ 또는 ‘대단히’라는 뜻으로 변한 것이다.

이 밖에도 이 지역만의 독특한 모습을 보이는 방언 몇 개를 살펴보면, 이 지역 방언만의 독특한 모습도 있고 재미있는 변이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변화한 것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휘 전남 서부 전남 , 경남 접경지 경남 동부
또아리 또가리 또바리 따바리
갈퀴나무 가리나무 갈비 깔비
나물 노물 너물 나물
부뚜막 부뚱 부떡 부뚜막

그러나 아쉽게도 요즈음은 육상 교통이 발달하고 지역 간의 색채가 더욱 두드러져 이곳 접경 지역만이 가진 특유의 방언의 모습이 사라지고 경남 방언, 전남 방언으로 휩쓸려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섬진강 변을 따라 화개장터와 매화마을, 토지마을을 구경하면서 전라도와 경상도 접경지 사람들이 서로 어울리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남도의 사투리 기행을 떠나 보지 않으실래요?

글_위평량
전남대학교 문학박사
금호중앙여자고등학교 근무 30년
문학춘추, 한국수필 등단
국립국어원 겨레말큰사전 집필위원
국립국어원 공문서바로쓰기 강사
“전남, 경남 접경지역의 언어연구”(박사학위 논문) 외 10여 편의 논문
고등학교 문학교과서 집필위원, 해냄출판사

<참고 자료>
이기갑 외(1998), 『전남방언사전』, 태학사.
김민수 편(1997), 『우리말 어원사전』, 태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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