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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쉼표, 마침표.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들 놀라운우리말

국어 교실에서

‘항상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정원기

나의 꿈은 한국어 강사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오랜 나의 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의 열린 교육에 감명받아 나도 꼭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어서 우리 담임 선생님처럼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

이러한 꿈을 가지고 열심히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력을 했다. 그러던 중 대학교 수업 시간에 한 교수님께서 ‘외국어로서 한국어 교육’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셨다. 난 그 이야기를 듣고 더 자세히 알고 싶어 교수님께 찾아갔다. 교수님께 자세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방향성 등을 듣고 바로 초등학교 선생님의 꿈을 접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이 내 꿈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초등학교 때는 그냥 주변의 외국인들만 보면 그저 신기해서 이리저리 쳐다보고 “우와!” 하고 감탄만 했는데, 그때 만약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초등학교 선생님의 꿈은 나의 꿈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올해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교육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어 간다. 난 남들이 이야기하는 베테랑 강사이다. 그만큼 이 일이 나에게 맞으며 단 한 번도 후회를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서론이 너무 길었던 것 같다. 지금은 내가 일하는 기관에서 나보다 경력이 많은 선생님들은 없다. 주변의 선생님들이 나에게 ‘시조새’ 혹은 ‘화석’이라는 별명을 지어 주기도 하였다. 한 기관에서 너무 오랫동안 일을 했기 때문인 것 같다.

사진 외국인 유학생을 처음 가르치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에 나에게 찾아왔다. 한국어 강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대학원에 입학했는데, 입학하자마자 충청대학교 국제교육원에서 한국어 강사를 뽑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누가 나를 뽑겠어?’라고 생각하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합격자 발표일이 되었다. “합격하셨습니다.” 이 말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처음 한국어를 가르칠 때를 생각해 보면 첫 시간의 그 긴장감과 떨림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정말 열심히 가르쳐야지.’라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대로 수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퇴근을 해서도 ‘내일은 어떠한 방법으로 가르쳐야 학생들이 잘 이해하고 재미있어 할까?’라는 생각만 했다. 이러한 고민들이 점점 많아지고 노력을 한 결과 처음과 다르게 성장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나를 따르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너무나 뿌듯하였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한성대학교 언어교육원 한국어센터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그게 벌써 10년 전 일이다.

난 한성대학교에서 첫 출근하여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때는 난 이미 경력 강사라는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이 자신감도 하루 만에 없어졌다. 처음 수업을 마치고 교실을 나오는데 마음속 어딘가에서 무엇인지 모를 허탈감과 절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잘 가르친 걸까?’, ‘학생들의 반응이 왜 이럴까?’ 등 많은 생각들로 잠을 설쳤다. 그래서 난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박사를 입학하기로 마음을 먹고 한성대학교에서 외국어로서 한국어 교육 박사 과정에 입학을 하였다. 박사를 공부하면서 여러 이론을 배우고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수업을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하였다. 서울에 오면서 가지고 있었던 ‘경력 강사’라는 생각은 마음속 어딘가에 깊숙이 넣고 다시 신입 강사라는 생각으로 수업을 준비했고,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노력했다. ‘노력은 실망을 주지 않는다’는 말처럼 강의 평가에서 당당히 1등을 하였고 한성대학교에서 우수 강사 표창도 받았다. 그리고 나를 따르고 좋아해 주는 외국인 학생들을 보면서 항상 다짐을 한다. ‘초심을 잃지 말자.’ 이러한 다짐으로 난 지금도 ‘신입 강사’라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러고 보면 ‘한국어’라는 어휘가 참 재미있는 것 같다. ‘한국어’와 ‘국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한국어’는 ‘한국인이 사용하는 언어’라고 나오고, ‘국어’는 ‘한 나라 국민이 쓰는 말’, ‘우리나라 언어’라고 나온다. 만약 우리가 가르치는 것이 ‘한국어’가 아닌 ‘국어’라면 우리들(외국인 유학생과 선생님들)은 과연 만날 수 있었을까? 다양한 문화와 언어권에 있는 우리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국어’가 아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다양한 문화권에 외국인 유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 문화를 수용하고 선생님들은 외국인 유학생들의 문화를 수용하였기에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언어를 가르친다는 것은 상대 나라의 문화도 함께 학습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내가 지금까지 가르쳤고, 앞으로 계속 가르칠 외국인 학생들은 전 세계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전 세계 어딘가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어’를 학습하기 위해 ‘한국 문화’가 궁금하고 알고 싶어서 한국에 올 것이다. 그만큼 언어와 문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상대적인 것으로 내가 외국어를 배우고 싶어 다른 나라를 갈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언어와 문화는 서로를 연결해 주는 연결 고리와 같은 것이다. 이 연결고리는 선생님과 학생들만 연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국적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학생들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 중심에 언어와 문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대학이나 양성 과정에서 한국어 교사를 꿈꾸고 있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면 나의 과거사를 꼭 이야기해 준다.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을 강조하고, ‘노력은 실패와 실망을 안겨 주지 않는다’는 말과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 ‘한국어’라는 세 글자를 통해 ‘한국어 교육’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이러한 수업을 통해 한국어 교사를 꿈꾸고 있는 학생들은 조금씩 꿈을 향해 나아간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꿈들이 현실이 되었을 때 이 학생들도 나와 같이 언어와 문화로 외국인 유학생들과 만날 것이고 하나가 될 것이다.

글_정원기
현재 한성대학교 언어교육원 한국어센터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교무팀장을 역임 중이다. 한국어를 가르친 지는 올해로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신입 강사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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